[성명]
아리셀참사 2심 판결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중대재해처벌법을 부정한 재판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아리셀 참사의 주범 박순관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오늘 수원고등법원에서 진행된 2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박순관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파견법 위반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정작 형량은 1심에서 대폭 감형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 스스로 법을 무력화한 셈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고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노력해 온 모든 노동자들을 모욕한 재판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아리셀 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왜 필요한지를 드러내는 가장 대표적인 참사다. 기업주의 이익을 위해 안전을 도외시하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불법파견을 일삼고, 비용을 절감하겠다며 저임금 이주노동자들을 착취했다. 한국사회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총망라하는 아리셀 참사에 사법부가 면죄부를 쥐어주는 것으로 화룡점정했다. 오늘의 참담한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 하겠다는 사법의 폭거이자, 법과 원칙을 바로잡아야 하는 사법부가 스스로 자기의 존재가치를 부정한 일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지 4년이 지났지만 산업재해는 줄지 않는다. 여전히 노동자들이 불에 타 죽고, 떨어져 죽고, 끼어서 죽는다. 그리고 경영책임자는 처벌받지 않는다. 법이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중대재해처벌법 1호사건인 삼표그룹 사건에서도 정도원 회장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노동자를 죽음으로 밀어넣는 일터를 만든 실질적인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산업재해를 막아보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법취지는 매번 법원에서 주저앉는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무죄비율은 일반 형사사건보다 3배이상 높다. 이어지는 솜방망이 처벌과 무죄판결로 중대재해처벌법은 무력화되고 있다.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옹호해야 할 사법부가 자본의 탐욕을 옹호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더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무력화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기 위해 싸워 온 시간이 퇴색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 오늘 아리셀 2심 재판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은 “지난 2년의 시간동안 무엇을 했나 싶다”고 말했다. 산업재해로 죽은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그들을 기억하며 투쟁해 온 노동자 동지들의 노력과 시간이 헛된 시간으로 기억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민주노총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적용될 수 있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는 사법부의 만행에 맞서 싸울 것이다. 더는 일하다 죽는 노동자가 나오지 않도록 투쟁할 것이다.
2026. 4. 22.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