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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 숙련을 데이터로 팔 수 없다. 제조 암묵지 AI 개발사업 즉각 중단하라

작성일 2026.04.30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245

[성명]

 

숙련을 데이터로 팔 수 없다

제조 암묵지 AI 개발사업 즉각 중단하라

 

 

지난 417일 산업통상부가 제조 암묵지 기반 AI모델 개발사업 신규 지원 연구과제 신청을 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제조 경쟁력의 근간이었던 .. 숙련공들의 은퇴가 가속화 .. 노하우 등이 단절될 위기에 처해 있기에 시급하게 데이터로 전환하고 제조 AI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해외 AI기업에 .. 의존하기 전 국내 AI기업 연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업통상부가 모색하는 제조업 현장 숙련 보존의 해법이 AI에 의존하는 것이었는가? 제조업의 위기, 숙련공이 현장을 떠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대책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다. 여전히 안전과 건강을 걸지 않으면 안되는 노동 현장, 숙련 획득이 보장되지 않는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가 제조업 현장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주요 원인들이다. 숙련공이 떠나고, 청년이 찾지 않는 제조업 현장을 보고도 제대로 된 해법은커녕 현장 노동자들이 동의할 수도 없는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산업통상부의 역할일 수는 없다. 당장 제조 강국의 성가를 자랑하기 전에 그 기반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 위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산업정책이어야 한다.

 

이미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은 신기계·기술의 도입 또는 작업 공정의 개선을 비롯하여 경영상 또는 기술상의 사정으로 인한 인력의 배치전환ㆍ재훈련ㆍ해고 등 고용조정의 일반원칙에 대해 노사협의회를 통해 반드시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수집에 있어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반드시 구하게 하고 있으며,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로 한정하고 있다. 그리고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보주체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의 주장처럼 수치적 계량화가 되지 않은 장인의 경험·직관·판단이 녹아든 암묵지를 데이터화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개인정보 수집에 기반할 수밖에 없다. 숙련 노동자의 동작 하나하나, 판단 하나하나를 데이터로 전환하여 AI가 익힐 수 있게 한다는 것의 의미는 결국 노동자의 현장 노동 자체를, 노동의 삶 자체를 대체하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데이터화와 AI 대체가 가능할지 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노동자의 현장 노동을 무력화하고 대체하는 것을 산업정책으로 추진한다는 것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이렇게 현장 노동을 AI로 대체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의 의미는 결국 산업 현장 전반의 구조적 변화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변화를, 자신의 노동이 데이터화되어 결국 노동 자체를 대체하게 될 사업에 참여하도록 되어있는, 노동자의 동의도 없이, 일언반구 협의도 없이 진행시킬 수는 없다. 제조업 현장의 숙련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그 제조업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되어야 한다. 숙련공이 떠나고 청년이 찾지 않는 제조업 현장을 살리고, 숙련을 보존하는 것은, 그 숙련 노동을 대체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들에게 묻지 않고, 사회적 논의도 제대로 없이 일단 추진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산업정책의 본령일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국내 AI기업 연계를 운운하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글로벌 산업 경쟁 속에서 국내 AI 기업과 해외 AI 기업의 차이를 굳이 찾으려 하는 것은 여론용 면피책을 찾는 것이거나, 국내 AI 기업과 제조업 기업들의 이익 보전 기회 보장 시도를 분칠하려는 것일 게다. 노동자의 숙련을 데이터화하고 AI로 대체하여 얻는 성과는 기업들에게, 그를 위한 희생과 비용은 노동자와 우리 사회에 떠넘겨지게 되는 것을 애써 포장한다고 한들 본질은 가려지지 못한다.

 

제조 AI에 대한 제도 정비와 노정간 논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제조업 암묵지와 숙련 보존을 위한 대책은 무엇보다도 제조업 현장의 숙련 획득이 보장되는 양질의 일자리 확충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제조업 암묵지 기반 AI 모델 개발사업의 즉각 중단을 요구한다. 그 어떤 민주노조 사업장도 이 사업에, 숙련 보존을 핑계로 숙련공을 내치면서 노동을 대체하고 청년 노동을 옥죄려는 사업에 기꺼이 참여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26. 4. 3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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