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울타리를 넘어 사회적 연대와 상생의 책임을 다하라
-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 관련 민주노총 입장 -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 및 성과급에 잠정합의했다. 이번 합의가 단순한 한 기업의 갈등 봉합을 넘어, 미래 사회의 과제를 마주하는 무거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의 삼성노조는 반도체 산재 피해자들과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온 투쟁의 결과물이다. 수십 년간 이어진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균열을 낸 이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합의도 없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삼성노조는 이 역사적 부채와 투쟁 정신을 결코 잊지 말고 계승해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
삼성이 거둔 세계적 성과는 대기업 정규직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위험과 열악함을 온몸으로 버텨낸 하청·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그리고 지역사회의 인프라가 결합한 '사회적 총노동'의 결실이다. 따라서 성과의 독식은 있을 수 없으며, 이번 타결의 성과는 반드시 하청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지역사회 환원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
본격화되는 AI 시대의 기술 혁신과 천문학적 초과이윤은 자본과 일부 대기업 노동자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AI 기술은 인류 공동의 자산인 만큼, 이로 인한 이윤은 기술 실업과 노동 전환 위기에 직면할 전체 노동자와 사회 공동체를 위해 쓰여야 한다. 이번 합의는 이 초과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나눌 것인가라는 무거운 숙제를 함께 남겼다.
이제 삼성노조는 사업장을 넘어 전체 노동전선의 연대로 나아가야 한다. 초일류 기업 노조라는 우월적 지위를 내려놓고, 조직되지 못한 88%의 미조직·취약계층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앞장서는 연대의 성숙함을 보여야 할 때다.
특히 정부는 이번 교섭 과정에서 보여준 반노동적이고 편파적인 행태를 강력히 규탄받아야 한다. 정부는 노사 자율 해결을 지원하기는커녕, 구시대적인 '긴급조정권' 발동 카드로 노동자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며 철저히 자본의 편에 섰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유린하고 노사 관계를 파행으로 몰고 가려 한 명백한 노동 탄압이며, 정부는 이러한 친기업 기조를 즉각 폐기하고 반성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삼성전자 노조가 원청 중심의 장벽을 깨고 하청 노동자 및 지역사회와 성과를 나누는 진정한 연대 전선으로 나아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민주노총은 교섭 내내 자본의 방패막이를 자처하며 노동자를 협박했던 정부의 초헌법적 탄압 행태에 단호히 맞설 것이며, 향후 또다시 정권이 노동권을 무력화하려 든다면 전면적인 저항과 강력한 심판에 직면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26. 5. 2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