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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 아직, 여기, 있다 - 아리셀 참사 2주기 성명 -

작성일 2026.06.24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178

[성명]

 

아직, 여기, 있다

- 아리셀 참사 2주기 성명 -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가 벌어진 지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내란이 일어났고, 정권이 바뀌었다. 세상은 천지라도 개벽한 듯 요란스러웠지만 오직 아리셀 참사 현장만은 고요했고, 참사 희생자들과 그 유가족들의 시간만 멈춰 있었다. 참사 이후 2년이 지나도록 참사는 해결되지 못했다. 오히려 퇴보했다. 참사의 명백한 책임자인 박순관은 2심에서 감형받았다. 23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고작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노동자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있는지, 노동안전의 문제를 가볍게 여기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일이다.

 

아리셀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노동자의 안전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하고, 최소한의 안전 조치조차 외면한 기업의 탐욕이 만들어낸 사회적 참사다. 수많은 경고와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한 결과 2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그렇기에 이 참사의 책임은 명백히 참사를 초래한 경영진에게 물어야 한다. 그러나 참사 2년이 지난 오늘, 우리 사회가 보여준 답은 참담하다. 참사의 최고 책임자인 박순관은 2심에서 감형됐다.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23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음에도 법원은 책임을 가볍게 판단했다.

 

이는 아리셀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축소하고 경영 책임자의 책임을 좁게 해석하는 판결을 반복하고 있다.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사법부에 의해 형해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가 출근한 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이다. 그럼에도 사법부가 경영 책임자의 책임을 축소하고 노동자의 죽음을 값싸게 취급한다면, 현장의 안전은 결코 개선될 수 없다. 현재 진행 중인 대법원의 판단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대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판단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아리셀 참사 이후 우리 사회가 확인해야 할 최소한의 정의다.

 

23명의 아리셀 참사 이후 발표된 수십 페이지 대책의 이행은 2주년이 지난 지금 초라하기만 하다. 위험성 평가에 국적을 불문하고 노동자 참여 보장이 고시 문구로 개정되었지만, 현장의 이행 대책이나 점검은 전혀 없다시피 하다. 리튬 사업장에 대한 공정안전보고서 제도 적용도 아직 개정안 입법예고 조차 안된 상황이다. 이주노동자 현장 안전교육 강화를 위한 안전보건리더는 수십 명 발굴에 그쳤고, 민주노총이 지속 요구한 이주노동자 산재 전담 부서 설치는 거부되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참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리셀 참사로 희생된 피해자들의 유해는 여전히 온전히 가족들에게 돌아오지 못했다. 처참했던 참사의 현장 어딘가에 여전히 묻혀있다. 참사의 가해자인 아리셀 사측은 물론, 정부 당국과 경찰, 소방 어느 한 군데도 유해 수습을 위한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동안 유가족들은 지속되는 비통함에 갇혀있다. 정부는 더 이상 책임을 미루지 말고 유해 수습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즉각 이행해야 한다. 희생자들을 온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다.

 

우리는 아리셀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다시 한번 다짐한다.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지 않는 세상을 위해 지치지 않고 투쟁할 것이다. 아리셀 참사의 진정한 해결은 추모에 머무르지 않는다.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온전한 진상규명과 유해 수습, 중대재해처벌법의 엄정한 집행, 그리고 노동자의 참여와 권리가 보장되는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 민주노총은 아리셀 참사의 희생자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누구도 일터에서 죽지 않는 사회, 죽음의 책임이 제대로 처벌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동자들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다. 아리셀 참사의 교훈이 잊히지 않을 때 비로소 희생자들의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 아리셀 참사 책임자 박순관을 엄벌에 처하라

- 이주노동자 안전대책 이행 전담부서 설치하라

- 정부와 당국은 희생자의 유해를 온전히 수습하라

- 대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을 즉각 마련하라

 

 

2026. 6. 2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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