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인요한 대한적십자사 회장 선출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통령의 즉각적인 인준 거부를 촉구한다
민주노총은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회가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을 제32대 회장으로 선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표명하며, 대통령이 인준을 즉각 거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민주노총은 인요한 전 의원의 회장 선출에, 청와대가 즉각 인준을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 그가 내란을 옹호하고,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던 과거의 행보만을 이유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그의 행보 역시 대한적십자사의 회장에 선출되서는 안되는 커다란 이유이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인도주의와 생명,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기관으로서의 사명을 지킬 수 없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인요한 전 의원은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가슴으로 이해한다"고 공개 발언하며 명백한 내란 행위를 사실상 옹호했다. 탄핵에 반대하다가, 윤석열이 수감되고 정치적 대세가 완전히 기울자 그제서야 슬그머니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는 헌정질서를 지키려는 소신이 아니라, 상황을 살피다 뒤늦게 자리를 내놓은 기회주의적 처신이었다. 계엄이 잘못됐다고 하면서도 그 책임을 온전히 야당에 돌렸으며, 탄핵 반대와 의원직 사퇴에 대한 명시적인 사과도 끝내 하지 않았다. 민주주의가 짓밟히는 현장에서 침묵하거나 동조한 인물이 인도주의 기관의 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과거 그의 발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 전 의원은 “국가 경쟁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리병원을 도입해야 한다”, “한국 건강보험은 사회주의적 경향이 강하”다는 등 건강보험 체계를 붕괴시키고, 의료민영화를 옹호하는 발언을 끈임없이 해왔다. 이러한 그의 신념은 혈액관리와 적십자병원 운영, 재난구호 등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의 수장으로 적절하지 않다.
이러한 발언은 일회성 실언이 아니다. 인 전 의원은 2009년 국회 토론회에서 민간의료보험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고, 같은 해 기고문에서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은 많은 돈을 지불하고 손쉽게 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2년에는 당시 의협 회장과의 대담에서 영리병원 도입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건강보험 해체에 가까운 위험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수십 년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해 온 이 신념은, 전 국민의 혈액을 관리하고 취약계층의 의료 안전망을 책임지는 대한적십자사의 설립 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지금 대한적십자의 회장을 수행할 인사는 지역과 공공의료에 헌신하고, 의료의 공공성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단순히 사회통합이라는 명분으로 대통령은 그의 회장 선출을 인준해서는 안된다. ‘사회통합’과 '실용'이라는 명분이 원칙을 희생시키는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 의사 출신 한지아 의원조차 “그런 인물을 대한적십자사 회장에 임명하는 것이 과연 이번 정부가 말하는 내란 청산이고 실용인가”라고 공개 비판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되는 이 질문에 대통령은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대통령이 인준을 거부하고, 지역과 공공의료를 살릴 수 있는, 의료의 공공성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을 다시 선출할 것을 요구하길 촉구한다.
2026. 6. 2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