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2027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0,700원(380원, 3.7% 인상)으로 결정했다. 공익위원이 3.9% 인상을 노사합의 권고안으로 제시했으나 노동계는 4.0%가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최종안으로 10,730원(4.0%)을 제시했고, 경영계는 10,700원(3.7%)을 최종안으로 냈다. 두 안을 놓고 표결이 진행된 결과 노동계 안 11표, 경영계 안 15표, 무효 1표로 경영계 안이 채택됐다.
노동계가 공익위원의 권고안조차 최소선으로 여기고 지켜낸 4.0%마저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보다 낮은 사용자 측 안이 표결로 채택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결정의 성격을 보여준다. 시급 380원 인상은 하루 8시간 기준 3,040원, 한 달 근무로 환산해도 8만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익위원마저 스스로 제시한 중재안(3.9%)보다 낮은 사용자 안에 표를 던진 것은, 최소한의 균형조차 저버린 것이다.
이번 인상률이 최근 물가상승률(6월 3.2%)을 웃돈다는 점만으로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최근 3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2.37%)이 물가상승률 평균(2.67%)에도 못 미쳐온 만큼, 이번 인상은 그동안 누적된 실질임금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동안 공익위원들이 근거로 삼아온 기계적인 산식으로 계산하더라도, 이번에 공익위원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합의안(3.9%)조차 그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숫자였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
무엇보다 이번 심의에서도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는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끝내 제외됐다. 노동계는 이들의 최저임금 적용을 치열하게 주장했고, 처음으로 장관의 심의요청서에 이 의제가 명시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부결됐다. 노동시장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제도 밖에 방치한 채 매년 액수만 놓고 다투는 방식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올해로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된 지 40년이 됐다. 그동안 말은 많았지만 지금까지 지켜져 온 것은, 이 제도가 우리 사회에 여전히 유효하고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동계 역시 이 제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지난 3년, 13대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유독 이 제도에 대한 훼손이 계속돼왔다고 본다. 민주노총은 13대 공익위원들이 시종일관 경제계 입장을 대변해왔다고 평가하며, 내년도 공익위원 선임에 있어 정부가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한다.
이번 결정에 대한 책임은 공익위원에게만 있지 않다. 이재명 정부는 대선 과정에서 노동존중과 소득주도의 성장을 약속했지만, 정작 최저임금 심의 국면에서는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우리 경제는 최근 수출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 속에 완만하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 과실이 저임금·불안정 노동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는 어디에도 없다. 정부가 이 문제에 침묵한다면, 노동존중 사회를 향한 약속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최소한의 요구조차 반영하지 못한 이번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특고·플랫폼 노동자를 포함한 최저임금 적용대상 확대와 실질임금 회복을 위한 대폭 인상을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에 강력히 요구한다. 최저임금법 제도개선을 위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다.
2026. 7. 1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