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시행령이든 법 개정이든
노동3권 축소·대기업 봐주기 한치도 용납 않겠다
어제(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 하위법령 마련 여부를 묻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재차 지시하셔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 어떤 방법을 쓸지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나경원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통령의 지시 자체도 문제가 있다”며 “노란봉투법은 개정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일부 보수 언론과 학계에서는 ‘노조법 개정’ 프레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위임 규정 없는 시행령은 위헌 소지가 있으니, 아예 노조법을 국회 재개정 테이블에 올리자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 흐름에 분명히 답한다. 시행령이든 법 개정이든, 그 방식이 무엇이든 노동3권을 축소하는 방향의 어떠한 시도를 한치도 용납할 수 없다.
‘시행령이냐 개정이냐’논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논란의 직접적 계기는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보고 사측과의 교섭 의제에 포함시키려 한 데 있다. 결국 노사관계 전반의 원칙을 세우기 위한 논의가 아니라, 특정 대기업에서 벌어진 하나의 갈등이 노동3권 전체를 흔드는 빌미가 된 것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이에 동조하는 이들은 “법이 모호하니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쟁의 범위를 사전에 좁게 못 박는 것 자체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 모호함을 이유로 범위를 좁히는 순간, 이는 노동기본권 후퇴로 기록될 수 밖에 없다. 성과급과 관련한 쟁의행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위헌 소지가 크다. 위임 없는 시행령이 위헌은 맞지만, 그 결론이 ‘노조법을 고쳐서 축소하자’가 되어선 안된다. 축소야말로 오히려 위헌이다.
다시 묻는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 특정 대기업의 이해관계 때문에 노동3권 전체의 범위를 축소하려는 것 아닌가. 노사관계에서 첨예하게 다툴 사안을, 특정 대기업 사례를 계기로 정부가 성급하게 행정입법으로 재단하겠다는 것인가. 시행령·개정 논쟁은 노동자가 목소리를 묵살하며, 재계의 요구에 정부와 정치권이 화답하는 모양새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명확히 밝힌다. 대기업 봐주기 시행령·법 개정. 그 어떤 이름으로든, 노동3권을 축소하려는 시도를 우리는 한 치도 용납하지 않겠다. 이재명 정부는 시행령 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노조법 재개정 논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노동자의 목소리를 짓밟지 말라.
2026. 8. 1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