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미 관세 압박에 파병으로 화답하겠다는 이재명 정부 규탄한다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 사실이 지난 3일 저녁 언론을 통해 잇달아 확인됐다. 거론되는 전력은 해상초계기 P-8 포세이돈, 해군 폭발물처리반 EOD, 군수지원함이며, 국가안전보장회의·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국회 동의안이 제출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다음 날인 4일 오전 브리핑에서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전투·비전투 임무뿐 아니라 수색 지원 등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파병 논의가 실제 진행 중임을 사실상 확인해주었다. 이 흐름의 배경에는 "한국이 도움만 받고 이란 전쟁은 돕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압박이 있다.
국민을 지키라고 만든 군대를 남의 전쟁터로 보내겠다는 발상부터 본말이 전도됐다. 미국이 스스로 빠져든 전쟁의 굴레에 우리가 제 발로 걸어들어가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으며, 파병의 성격이 전투용인지 비전투용인지를 따지는 것도 곁가지에 불과하다. 미국의 불법적인 침략전쟁 한복판에 군함과 초계기를 내보내는 순간, 우리는 이미 제국주의 전쟁의 당사자가 되고 만다. 파병되는 노동자·민중의 아들딸들은 낯선 바다에서 목숨을 걸어야 하고, 현지 교민의 안전과 나라의 주권도 함께 흔들린다. 그럼에도 이를 '평화를 위한 기여'라 포장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말장난이며, 침략전쟁에는 가담하지 않는다는 우리 헌법의 정신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 예속의 뿌리에는 3500억 달러 대미투자와 반도체 관세 협박이 자리한다. 미국은 관세를 무기로 노동자가 피땀으로 일군 부를 흔들며 국내 투입될 자본을 미국으로 실어 나르라 압박해 일자리와 삶터를 벼랑 끝으로 몰아왔다. 이제는 그 경제적 압박마저 파병을 조건으로 흥정하려는 낌새가 짙다. 경제로 밥줄을 흔들고 안보로는 생명과 안전마저 담보로 잡는 것, 이것이 저들이 말하는 '동맹'의 실체다.
이재명 정부는 입으로 자주를 외치면서도 미국의 부당한 요구 앞에서는 번번이 허리를 굽혀왔다. 핵잠수함 건조와 전시작전권 환수를 자주국방의 성과인 양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서 우리 군을 미국의 불법적 침략전쟁에 밀어 넣는 수순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민중의 생명과 안전을 도박판에 올리는 그 어떤 파병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하며,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과 숭미사대 매국세력의 강압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진짜 국익이 무엇인지 재고하라. 굴종적이고 예속적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
2026.9.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