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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 고용평등공시제, 더는 표류시키지 말라. 정부는 연내 도입을 위해 지금 당장 나서라

작성일 2026.09.09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134

[성명]

 

고용평등공시제, 더는 표류시키지 말라

정부는 연내 도입을 위해 지금 당장 나서라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첫걸음인 고용평등공시제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이재명정부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재편하며 성평등정책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여성노동계가 수년간 요구해 온 고용평등공시제는 성평등가족위원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관련 법안이 여러 국회의원실을 통해 발의되었지만, 성평등가족부 장관 교체 논란에 따른 정계개편 속에서 논의와 관심마저 옅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성별임금격차 해소는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정부와 국회는 고용평등공시제 도입을 위해 지금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한국의 성인지통계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의 성별임금격차는 35%,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5만원을 받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이 격차는 우리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평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이며, 지난 10여 년간 여성노동자들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과 저임금 타파를 외치며 투쟁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채용 과정에서부터 전환·배치·훈련에 이르기까지 성별로 분리된 일자리 구조를 해체하고, 성인지적 직무평가를 통해 저임금에 집중된 여성일자리의 질을 높이며, 청년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경력단절을 예방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개선의 출발점은 실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일, 즉 고용평등공시제다. 직종별·직급별·고용형태별로 인력 현황과 임금 격차를 명확히 공시하도록 하는 이 제도는 차별을 가시화하고 개선을 이끌어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고용평등공시제와 임금 투명성 지침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성별 임금 격차를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격차가 5% 이상일 경우 개선 조치까지 강제하고 있다. 실제로 제도 시행 이후 영국에서는 성별임금격차가 최대 19%까지 줄었음이 알렸다.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21개국이 민간기업에 성별 임금정보 공개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만 언제까지 뒷걸음질 칠 것인가.

 

그럼에도 제도 도입 논의는 곳곳에서 벽에 부딪히고 있다. 경영계는 토론회 자리마다 공시 대상 확대에 반대하며 단계적 도입과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기업 부담을 이유로 제도의 속도를 늦추려 하고 있다. 여성노동계가 중소기업을 포함한 공시 대상 확대를 요구하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이다. 여기에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에서는 관련 법안 심사가 상임위 문턱에서부터 지연된 상태다.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심각한 문제다. 대통령 취임 이후 성평등가족부에 남성역차별 해소라는 시대착오적 과제를 지시하더니,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을 반복하며 성평등정책 추진 동력을 스스로 잃어갔다. 윤석열 정권 2년 내내 존폐 위기에 놓였던 부처를 여성들의 투쟁으로 지켜낸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이번에는 정부 스스로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는 건 아닌가. 고용평등공시제는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로 스스로 내건 약속이다. 성평등가족부는 관계부처, 국회와 협력해 2027년 도입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임위에서 표류하는 법안을 그대로 둔 채 시행 시점만 되뇌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다. 성평등가족위원회는 더 이상 논의를 미루지 말고 여야를 떠나 고용평등공시제 관련 법안을 신속히 심사·처리하라. 성평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는 개각 혼란으로 흔들리는 정책 동력을 복원하고 사업계획 수립과 예산 확보에 즉시 나서라. 고용평등공시제 도입은 반드시 올해 그 결실을 봐야 한다. 성별임금격차 해소 없이 구조적 성차별 해소는 없다. 우리는 고용평등공시제의 연내 도입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26.9.9.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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