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기업 특혜만 챙기는 ‘정주여건’
노동자 없는 메가프로젝트 용납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메가프로젝트 제3차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메가프로젝트 최종 성공 여부는 국민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주 여건 미비로 가족 동반 이주가 저조했던 혁신도시 사례를 교훈 삼겠다”고도 했다. 과연 대통령이 말한 ‘국민의 삶’에 정작 노동자의 삶은 들어 있는가.
노동자에게 정주여건의 출발점은 기업이 공장을 빨리 짓는 조건이 아니라, 고용이 안정되며, 안전하게 일하고 가족과 함께 정착할 수 있는 조건이다. 노동자가 주 52시간 안에서 건강하게 일할 권리, 기간제와 파견이 아닌 안정된 고용, 산업재해로부터 안전할 권리, 출퇴근과 주거 부담 없이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조건, 지역 청년이 좋은 일자리에 접근할 기회가 정주여건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정부가 실제로 추진하는 메가특구의 방향은 대통령이 밝힌 목표와 충돌한다. 정부·여당은 연내 입법을 목표로 메가특구특별법을 추진하면서, 노동조건 후퇴 우려가 큰 특례를 사회적 대화의 핵심 의제로 올려놓고 있다. 반면 대기업에는 인허가·세제·지분 규제 완화와 대규모 금융 지원이 구체적인 정책 수단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통령이 말한 ‘혁신도시 사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현실을 보라. 현장에서는 건설노동자 숙소 부족과 장거리 통근, 주차·교통 혼잡이 현실로 나타났고, 지역주민이 체감할 의료·생활 인프라와 안정적 일자리 대책은 여전히 구체성이 부족하다. 반면 정부는 지난 8월 건축허가제도를 손질해 2조 5000억 원, 트리니티팹 증여세 비과세 특례로 8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각각 신속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재벌 특혜는 빠르게 추진되고, 노동자와 주민의 몫은 여전히 유보되는 구조가 메가프로젝트의 본질이다.
대통령이 사업 초기부터 산업단지와 정주여건을 함께 설계하라고 했다면, 이제 그 원칙을 노동에도 적용해야 한다. 노동자를 나중에 끼워 넣을 것이 아니라, 노동이 있는 자리에서 메가프로젝트의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메가특구 사회적대화에서, 정부와 경영계는 민주노총에게 이미 정해진 노동특례를 받아들이라고 밀어붙이려 하는가. 무엇을 풀고 무엇을 지킬 것인지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는 것이 대화의 기본이 아닌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투자 규모가 아니라 국민의 삶으로 판단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이 진심이라면, 그 국민에는 노동자가 포함돼야 한다. 노동 없는 메가프로젝트는 국민의 삶을 위한 프로젝트가 될 수 없다.
2026.9.3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