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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설 민주노동연구원 |
보 도 자 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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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5일(목) |
정경은 연구위원 010-2357-98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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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을 넘는 노동, 지역을 바꾸는 연대
: 연금생활자노조 볼로냐 지역지부 사례를 중심으로」 워킹페이퍼 발간
- 이탈리아노총 연금생활자노조(CGIL SPI) 볼로냐 지역지부 사례를 통한 은퇴 조합원 조직화 제안
- 연금 교섭·돌봄 서비스·세대 통합 사업으로 노동운동의 지역적․사회적 영향력 확장 방안 모색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연구위원 정경은)은 10월 15일 ‘담장을 넘는 노동, 지역을 바꾸는 연대: 연금생활자노조 볼로냐 지역지부 사례를 중심으로’ 워킹페이퍼를 발간하고, 급속한 고령화에 직면한 한국 노동운동을 위한 은퇴자 조직화 전략과 지역적․사회적 교섭을 통한 돌봄․사회복지 확대 방안을 제안했다. 볼로냐는 이탈리아에서 산업화와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이며, ‘붉은 볼로냐’가 상징하듯이 40년 넘게 좌파 정치 지형이 유지된 정치·사회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 사례이므로, 본 연구에서 도출한 함의를 SPI의 보편적 특징으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조합원뿐만 아니라 전체 시민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이탈리아 노조 운동의 특수성이 연금생활자노조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합원 고령화와 은퇴자 조직화, 노동운동의 새로운 과제
보고서는 한국 노동운동이 조합원 고령화와 조직률 정체라는 이중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지적하며, 은퇴 이후에도 조합원으로 남거나 새로이 노조에 합류하는 퇴직자 조직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탈리아노총(CGIL, Confederazione Generale Italiana del Lavoro) 산하 연금생활자노조(SPI: Sindacato Pensionati Italiani)는 약 250만 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유럽 최대 규모의 은퇴자 조직이다. 은퇴자 이외에도 장애연금․재해연금 등 연금소득으로 생활하는 모든 노동자들을 대변하며 연금 인상과 제도 개혁 투쟁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돌봄 서비스 확충과 세대통합 의제를 선도하는 조직 모델을 제시한다.
SPI 볼로냐의 독자적 교섭력과 사회적 협약
이 보고서의 핵심 분석 대상인 CGIL SPI 볼로냐 지역지부는 약 73,000명의 조합원을 보유하며, 65세 이상 인구 25만 4천 명 중에서 28.7%를 조직하고 있다. CGIL 볼로냐 전체 조합원(약15만 명)의 50.4%에 달하는 최대 조직력을 자랑한다. SPI 볼로냐는 산별노조가 아닌 총연맹 지역지부 차원에서 볼로냐 광역시·에밀리아로마냐 주 정부와 독자적인 사회적 교섭을 추진한다. 연금 수급권 보장, 장기요양 서비스 질적 개선, 1인 가구 고령자 지원, 빈곤 은퇴자 소득 보전 등을 주요 교섭 의제로 삼고, 이를 통해 지역 사회 전체의 복지 수준 향상을 견인한다.
SPI 가입을 통한 평생 조합원 정체성과 세대통합 사업: 돌봄에서 참여로
SPI 볼로냐의 활동은 연금 교섭에 국한되지 않는다. SPI는 고령 조합원을 단순 서비스 수혜자로 보지 않고 지역 사회 변화의 능동적 주체로 재정의한다. 구체적으로, ‘건강과 일상생활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훈련받은 자원봉사 조합원들이 독거 고령자 가정을 방문하여 말벗·생활 지원을 제공하고, 디지털 취약 계층을 위한 스마트폰·인터넷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한다. 또한, 청년 노동자와 은퇴자 간 세대 통합 모임을 개최하여 노동운동 내부의 세대 간 연대를 강화한다.
민주노총을 향한 정책 제언
보고서를 집필한 정경은 연구위원은 “SPI 볼로냐 사례는 노조가 현역 노동자만의 조직이 아니라 은퇴 이후에도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생애 전반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음과 같은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 은퇴자 조직화 체계 구축: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별로 은퇴 조합원을 위한 별도 조직 체계 마련 및 회비 구조 개선을 통한 지속적 조직화 기반 마련.
- 사회적 교섭 의제 확대: 연금·의료·돌봄 등 고령화 관련 의제를 지역본부 차원의 지자체 교섭 의제로 공식화.
- 세대통합 프로그램 도입: 은퇴 조합원의 경험과 청년 노동자의 활력을 연결하는 멘토링·공동사업 프로그램 개발.
민주노동연구원은 이번 보고서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드는 한국 사회에서 노동운동의 새로운 역할과 조직 기반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끝>
■ 보고서 요약과 시사점
이 보고서는 이탈리아노총 연금생활자노조(CGIL SPI) 볼로냐 지역지부의 활동 사례를 분석하여, 급속한 고령화와 조합원 고령화에 직면한 한국 노동운동이 참고할 수 있는 은퇴자 조직화 및 지역 사회 연대 전략을 제시한다. 보고서는 2025년 10월 볼로냐 현지 면접조사와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연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SPI의 역사와 전국 조직 현황을 검토했다. SPI는 1948년 CGIL 내 연금생활자연맹으로 출발하여, 1970년대 노조로 조직 형태를 전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전국 약 250만 명의 조합원을 보유하며, CGIL 전체 조합원의 절반에 이르는 최대 산별 조직이다.
둘째, CGIL SPI 볼로냐 지역지부의 조직 구조와 주요 활동은 다음과 같다. 볼로냐 지역지부는 약 73,000 명의 조합원을 기반으로 상근 간부 이외에도 358명에 이르는 자원 활동가 체계를 기반으로 연금·복지 상담, 문화·할인 서비스 등 조합원 일상생활 지원을 제공한다.
또한, SPI 볼로냐 지역지부가 40년 넘게 축적해 온 지역 단위 사회적 교섭의 구조와 실제 사례를 검토하였다. SPI는 1991년 ‘레가 프로젝트’ 채택 이후 지역 단위 기초 조직인 레가(Lega)를 중심으로 지역 교섭·조합원 참여·지역 사회 중심의 활동을 조직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 왔다. SPI 볼로냐 지역지부는 이를 바탕으로 볼로냐시·사회보건지구·지역보건공단·국립사회보장공단 등을 상대로 예산 협약(2025~2027), 돌봄과 간병사 지원 협약, 건축 장벽 제거 협약(PEBA) 등을 체결해 왔다.
특히 SPI 볼로냐 지역지부는 협약 체결에 그치지 않고, 협약의 법적 서명 주체인 시장과 지방 행정부를 상대로 언론 공론화와 시위 등 실력 행사를 통해 이행을 압박하는 등 협약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관행을 갖추고 있다. 이는 총연맹 지역지부, SPI 중앙 및 지역본부와 SPI가 공동 교섭 테이블을 구성하고, 거시적 의제는 총연맹이, 고령자 특화 의제는 SPI가 전담하는 체계적인 역할 분담에 기반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보고서는 이탈리아 SPI 볼로냐 사례 검토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초고령사회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은퇴자 조직화는 정년 이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재직 중인 조합원이 정년을 앞두고 자연스럽게 은퇴자 조직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산별노조·총연맹 차원에서 사전에 제도화해야 한다. 은퇴자의 삶의 질은 임금·연금 수준뿐 아니라 돌봄, 이동권, 지역 복지 서비스 등 지역 단위에서 결정되는 요소에 크게 좌우되므로, 중앙 단위 제도 개선 투쟁 이외에도 지역 단위 교섭 역량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지방정부를 상대로 한 노동 정책 개입 전략이라는 차원에서, 지역 단위 사회적 교섭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노동조합이 예산 편성 시기에 맞추어 구체적인 의제를 선제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협약 체결 이후에는 ‘노인 테이블’과 같은 상설 협의체를 통해 이행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협약 미이행 시 서명 주체에게 책임을 묻는 조직적 압박 수단을 갖추어야 한다. 중앙 정부 차원의 노정갈등 구조와 별개로 지역적 자율성과 대중 투쟁의 결합을 통해 지역적․사회적 교섭을 실현하는 사례로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세대통합 전략이 노동운동 쇄신의 열쇠이다. 청년 노동자는 고용 불안과 디지털 전환의 최전선에 서 있고, 은퇴자는 평생 축적한 노동 경험과 지역 사회 네트워크를 갖는다. SPI 볼로냐가 청년 활동가와 은퇴 조합원의 공동사업을 실험하며 조직 활력을 유지하는 사례는, 민주노총이 세대통합적 의제와 사업 구조를 통해 조직 혁신을 추진해야 함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