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2001.7.18 성명서 >
'책임질 사람 없음'으로 끝난 대우차 폭력진압
부상자 치료 약속도 안 지키고 인천청장 부평서장 복직 … 노조원 검거 경찰 표창도
1. 지난 4월10일 대우자동차 노조원들을 짐승 다루듯 폭력 진압한 책임을 지고 직위해제됐던 인천경찰청장과 부평서장이 7월15일자로 복직되고, 대우차 노조원을 검거한 경찰관이 우수경찰로 표창까지 받았다는 소식에 우리는 우울함을 넘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던 폭력진압에 대해서는 경찰 관계자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은 결과가 되고 말았다.
2. 노사관계에 끼어 들어 법원 판결까지 뒤집어 업고 노조원들을 마구 폭행했던 당시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해 우리는 책임자 처벌과 부상자 치료와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길 바랬다. 민주노총은 당시 이 일의 책임을 물어 이무영 경찰청장의 구속을 요구했고 재발방지를 위해 대우차 주둔 경찰 병력 철수와 경찰이 노사관계에 개입하지 않아도 되게끔 노동정책의 부활을 촉구했다. 하지만 사태 발생 석 달이 지났지만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3. 오히려 굳이 요구사항이랄 것도 없는 당연한 조치로 여겼고 이무영 경찰청장도 약속했던 부상자 치료비조차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백 명이 훌쩍 넘게 다치고 이 가운데 76명이 추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더 감당할 수 없는 병원비를 외상으로 처리한 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퇴원해 추가 치료도 받지 못하고 앓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그 동안 서대문에 있는 경찰청 앞에서 1위시위를 벌이며 치료비 해결을 촉구했지만, 화장실 갈 때 맘 다르고 나올 때 맘 다르다는 듯 경찰은 언제 그런 약속했냐는 듯한 태도였다. 더구나 경찰 쪽은 5월말까지 나온 병원비는 해결하려 노력하겠으나 추가 치료비는 국가배상절차를 밟으라는 태도여서 설사 병원비를 해결한다 해도 남은 치료는 막막할 따름이다.
4. 우리는 대우차 폭력진압과 관련한 석 달에 걸친 후속 조치를 지켜보면서 과연 경찰과 정부가 폭력진압 사건의 교훈을 되새기려 하는지 이전에,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고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직위해제란 게 징계랄 것도 없는 조치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사태의 진정한 책임이 있는 경찰총수에게 책임을 묻고, 노동자와 경찰을 백병전으로 몰아넣는 잘못된 정책을 뜯어고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우리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었다. 하지만 당시 유일한 조치로 경찰이 취했던 인천청장 부평서장 직위해제조차 석 달만에 없었던 일로 하고 나서니 그 누가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결국 경찰은 당시 여론의 따가운 눈길을 피하기 위해 치고 빠지는 생색내기식 직위해제 조치를 했을 뿐, 실제로는 폭력진압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진지한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5. 요즘 정부나 경찰이 민주노총을 강경탄압하는 것을 보면 대우차 폭력진압을 정녕 깨끗이 잊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권력교체기가 되면 경찰과 검찰이 정권연장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무리수를 두는 게 당연하지만, 아파트 게시판과 경비실마다 민주노총 위원장과 사무총장·대협실장과 서울본부 조직차장을 현상금 500만원에 계급특진을 걸고 현상 수배한 전단을 붙여놓고 강력반까지 동원한 수 백명 검거반이 사돈에 팔촌 심지어 외딴 섬까지 뒤지고 다니는 일은 참으로 예사롭지 않다. 올 들어 171명, 김대중 정부 들어 610명에 달하는 구속 노동자수도 안중에도 없는 듯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은 꼬투리만 잡히면 닥치는 대로 구속이다. 상인들 앞세워 노동자들 시위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고, 사복경찰이 택시유리창을 돌로 때려부수며 폭력시위를 조작하려 하고, 부평·울산에 이어 경주까지 노사관계에 개입 사용자편을 들어 노동자들을 정권퇴진 투쟁으로 내몰고 있는 경찰의 행태는 '이러다가 경찰이 사고를 내도 크게 낼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6. 우리는 정부와 경찰에게 대우차 폭력진압에 대한 깔끔한 뒷처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부상자 치료비를 뒷말 나오지 않게 확실하게 해결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폭력진압을 책임지고 경찰총수가 깨끗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다시는 노동자와 경찰이 백병전을 벌이지 않아도 되도록 경찰의 노사관계 개입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우차와 효성울산에 장기주둔하고 있는 경찰병력을 철수하고, 노동문제는 치안 공안이나 경제부서가 아닌 노동정책으로 다룰 수 있도록 명실상부한 노동정책을 바로 세워야 한다. 더 이상 실망을 되풀이하다 아예 현 정부를 포기해버리는 일이 계속 일어나지 않으려면 한 가지 한 가지 일을 처리할 때 원칙과 상식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야 어떻게 현 집권세력에게 털 끝 만한 미련이라도 남겨둘 수 있겠는가. <끝>
'책임질 사람 없음'으로 끝난 대우차 폭력진압
부상자 치료 약속도 안 지키고 인천청장 부평서장 복직 … 노조원 검거 경찰 표창도
1. 지난 4월10일 대우자동차 노조원들을 짐승 다루듯 폭력 진압한 책임을 지고 직위해제됐던 인천경찰청장과 부평서장이 7월15일자로 복직되고, 대우차 노조원을 검거한 경찰관이 우수경찰로 표창까지 받았다는 소식에 우리는 우울함을 넘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던 폭력진압에 대해서는 경찰 관계자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은 결과가 되고 말았다.
2. 노사관계에 끼어 들어 법원 판결까지 뒤집어 업고 노조원들을 마구 폭행했던 당시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해 우리는 책임자 처벌과 부상자 치료와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길 바랬다. 민주노총은 당시 이 일의 책임을 물어 이무영 경찰청장의 구속을 요구했고 재발방지를 위해 대우차 주둔 경찰 병력 철수와 경찰이 노사관계에 개입하지 않아도 되게끔 노동정책의 부활을 촉구했다. 하지만 사태 발생 석 달이 지났지만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3. 오히려 굳이 요구사항이랄 것도 없는 당연한 조치로 여겼고 이무영 경찰청장도 약속했던 부상자 치료비조차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백 명이 훌쩍 넘게 다치고 이 가운데 76명이 추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더 감당할 수 없는 병원비를 외상으로 처리한 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퇴원해 추가 치료도 받지 못하고 앓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그 동안 서대문에 있는 경찰청 앞에서 1위시위를 벌이며 치료비 해결을 촉구했지만, 화장실 갈 때 맘 다르고 나올 때 맘 다르다는 듯 경찰은 언제 그런 약속했냐는 듯한 태도였다. 더구나 경찰 쪽은 5월말까지 나온 병원비는 해결하려 노력하겠으나 추가 치료비는 국가배상절차를 밟으라는 태도여서 설사 병원비를 해결한다 해도 남은 치료는 막막할 따름이다.
4. 우리는 대우차 폭력진압과 관련한 석 달에 걸친 후속 조치를 지켜보면서 과연 경찰과 정부가 폭력진압 사건의 교훈을 되새기려 하는지 이전에,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고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직위해제란 게 징계랄 것도 없는 조치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사태의 진정한 책임이 있는 경찰총수에게 책임을 묻고, 노동자와 경찰을 백병전으로 몰아넣는 잘못된 정책을 뜯어고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우리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었다. 하지만 당시 유일한 조치로 경찰이 취했던 인천청장 부평서장 직위해제조차 석 달만에 없었던 일로 하고 나서니 그 누가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결국 경찰은 당시 여론의 따가운 눈길을 피하기 위해 치고 빠지는 생색내기식 직위해제 조치를 했을 뿐, 실제로는 폭력진압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진지한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5. 요즘 정부나 경찰이 민주노총을 강경탄압하는 것을 보면 대우차 폭력진압을 정녕 깨끗이 잊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권력교체기가 되면 경찰과 검찰이 정권연장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무리수를 두는 게 당연하지만, 아파트 게시판과 경비실마다 민주노총 위원장과 사무총장·대협실장과 서울본부 조직차장을 현상금 500만원에 계급특진을 걸고 현상 수배한 전단을 붙여놓고 강력반까지 동원한 수 백명 검거반이 사돈에 팔촌 심지어 외딴 섬까지 뒤지고 다니는 일은 참으로 예사롭지 않다. 올 들어 171명, 김대중 정부 들어 610명에 달하는 구속 노동자수도 안중에도 없는 듯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은 꼬투리만 잡히면 닥치는 대로 구속이다. 상인들 앞세워 노동자들 시위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고, 사복경찰이 택시유리창을 돌로 때려부수며 폭력시위를 조작하려 하고, 부평·울산에 이어 경주까지 노사관계에 개입 사용자편을 들어 노동자들을 정권퇴진 투쟁으로 내몰고 있는 경찰의 행태는 '이러다가 경찰이 사고를 내도 크게 낼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6. 우리는 정부와 경찰에게 대우차 폭력진압에 대한 깔끔한 뒷처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부상자 치료비를 뒷말 나오지 않게 확실하게 해결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폭력진압을 책임지고 경찰총수가 깨끗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다시는 노동자와 경찰이 백병전을 벌이지 않아도 되도록 경찰의 노사관계 개입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우차와 효성울산에 장기주둔하고 있는 경찰병력을 철수하고, 노동문제는 치안 공안이나 경제부서가 아닌 노동정책으로 다룰 수 있도록 명실상부한 노동정책을 바로 세워야 한다. 더 이상 실망을 되풀이하다 아예 현 정부를 포기해버리는 일이 계속 일어나지 않으려면 한 가지 한 가지 일을 처리할 때 원칙과 상식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야 어떻게 현 집권세력에게 털 끝 만한 미련이라도 남겨둘 수 있겠는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