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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대통령 측근을 KBS 사장으로 임명하다니

작성일 2003.03.28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2505
< 민주노총 2003. 03. 29 성명서 2 >

대통령 측근을 KBS 낙하산 사장으로?
'권력과 독립된 국민방송' 포기하란 말인가

1. 새정부의 첫 언론계 인사였던 KBS 사장 임명 후유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가 임명한 신임 서동구 사장은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에 대해 '물리력을 동원한 출근은 시도하지 않겠다'던 말을 하루만에 뒤집고 28일 청원경찰 100여명과 회사 간부들을 동원한 채 노조원들을 폭력으로 제압하고 진입했다. 노조는 김영삼 노조위원장이 항의 삭발을 단행했고 급기야 불복종운동을 선언했으며 강력한 대중투쟁으로 나아가고 있다.

2. 결론부터 말해서 정부가 이 같은 사태를 자초한 것이다. 우선 노무현 정부는 참여정부를 기치로 내걸었고 KBS 사장도 국민의 참여 속에 뽑겠다며 국민추천 과정을 거치는 등 요란한 절차를 거쳤으나 겉치례 요식행위로 그쳤고 결국 애초 정부가 내정하고 있던 서동구 씨를 임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350여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으로 세 사람이 언론개혁인사를 추천했으나, 이들에 견줘 공영방송인 KBS를 진정한 국민방송으로 개혁하는 데 적절하지 않은 '노무현 사람'을 임명한 것이다. 참여를 내세웠으나 '짜여진 각본'을 위한 장식물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3. 서동구 씨는 여러 가지 점에서 KBS 사장으로 적절치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언론고문을 역임했고, 현직대통령의 최측근 이모씨의 고종사촌동생이며, 1978년 현대아파트 특혜분양 사건의 당사자로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앞장서 지켜내야 할 KBS 사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다른 개혁인사들 대신 처음부터 의중에 두고 있던 서동구씨를 임명한 것은 결국 '권력에 장단 맞추는 KBS'를 만들려는 방송장악음모로밖에 달리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4. 더욱 심각한 것은 KBS에 뒤이을 방송위원장과 방송위원, KBS 사장과 이사회, MBC방송문화진흥회 이사전원과 그리고 EBS 사장과 감사, 연합뉴스와 YTN사장 등 새정부 언론계 인사가 권력 측근을 낙하산 사장으로 앉히는 식으로 된다면 언론개혁은 심각한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다. 언론사를 정권장악의 전리품으로 삼는다면 권력을 위한 언론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국민을 위한 언론으로 거듭나기는 어렵다. 개혁은 개혁세력 전체와 힘을 합쳐 밀고 나가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언론개혁 방송개혁을 위해 힘써온 언론개혁세력과 등지면서 방송을 권력투쟁 승리에 뒤이은 전리품으로 장악하려 한다면 어떻게 권력과 독립된 공정한 국민의 방송을 이룰 수 있겠는가. KBS 낙하산 사장 임명 후 벌이지는 심각한 사태는 결자해지 자세로 정부와 서동구 씨가 스스로 풀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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