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2003. 06. 05 성명서 2 >

노무현이 최루탄을 쏜다?
경찰청장 제정신입니까?

1. 민주노총은 최루탄을 다시 꺼내 집회시위를 진압하겠다는 최기문 경찰청장의 발언은 군사독재 정권으로 돌아가겠다는 정신나간 행동으로 강력히 규탄하며, 노무현 정부는 즉각 진상을 조사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도대체 최루탄과 노무현이 어울리기나 한 일입니까? 지금이 군사독재 치하인지 노무현 참여정부 시대인지 눈을 씻고 다시 보고 귀를 의심하는 심정입니다. 히틀러 시대의 전시동원체제를 방불케 하는 국가위기관리특별법 발상에 이어 이번에는 전두환 군부정권의 최루탄 부활입니까?

2. 묻겠습니다. 군사독재 정권을 상징했던 최루탄을 노무현 정권이 쏘겠다는 게 사실입니까? 오늘 중앙일보에 보도됐듯이 최기문 경찰청장이 전국 지방경찰들에게 최루탄 발사 훈련을 재개하라는 공문을 보냈으며, 앞으로 필요할 때는 언제든 최루탄을 쏠 수 있게 검토하겠다고 한 게 사실입니까? 정말 갈수록 태산입니다. 최루탄이 없어서 지난 100일 동안 그렇게 헤맸습니까?

3. 의아스럽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최근 집회시위 횟수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도 아니고 더구나 최루탄을 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폭동이 일어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갑자기 웬 최루탄입니까. 화물연대 파업이나 광주 5.18묘역 앞 한총련 시위에 대한 경찰 대처방식을 평가해서 최루탄을 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면 참으로 유감입니다. 그 때 그 곳에 최루탄을 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이나 해봤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사회갈등을 대화로 풀겠다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방향은 어디로 갔습니까?

4. 기어이 최루탄 발사 훈련을 재개하고 필요할 때 최루탄을 쏘겠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 뒷감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해야 하고 아마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루탄을 쏘면서 정치를 하든가, 아니면 노무현 시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경찰총수를 즉시 교체해야 할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