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2003. 7. 29 성명서 3 >
한나라 '재벌대변당' 작정했나
- 주5일 '8.15까지 재협상' 발언 번복 '8월12일 본회의 강행처리'
- '파업금지결의안' 치우고 '재벌 정치자금 공개 결의문' 채택해야
1. 한나라당은 발가벗고 재벌을 대변하기로 작정했나.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보이는 갈 지자 행보를 보면 이런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지난 3년여 동안 재벌과 사용주들은 일관되게 '주5일 근무제 도입은 시기상조이다'였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노사합의 없는 주5일근무제 도입은 시기상조이다'는 당론으로 주5일 근무제 도입을 미뤄왔고 김대중 정부가 제출해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 처리를 반대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 금속 100개 사업장 노사가 임금삭감 없는 주5일 근무제 도입에 전격합의하자 갑자기 재벌연합단체인 전경련과 재계가 '국회에 계류중인 정부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즉각 '국회 계류중인 주5일 법안을 7월 안에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노동계가 강력히 저항하자 7월 강행처리를 미루고 이번에는 8월15일까지 마지막으로 노사정 협상을 해보고 그래도 합의가 안되면 처리하겠다고 물러섰다. 그런데 어제 7월 28일 손길승 전경련 회장 등 재계 대표들이 국회의장과 여야를 만나 주5일 정부안 강행처리를 강력히 요구하자 다시 말을 바꿔 8월12일 또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재벌이 리모콘을 누르면 켜지고 꺼지는 재벌집 텔레비전인가? 상임위 일정까지 감안해 8월12일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려면 이미 노사정 재협상 시간을 없다는 얘기인데 도대체 뭐 하자는 건가.
2. 한나라당은 29일 박순자 부대변인 명의로 '현대차 노사는 나라경제 위해 협상을 빨리 끝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회사측이 파격적인 임금인상안을 내놨지만 이를 거부한 채 주5일 근무제니 비정규직 문제니 하는 정치적 이슈를 내걸어 정치적 투쟁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즉각 정치적 투쟁을 중단하고 회사측과 협조해 협상을 한시바삐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라경제 위해 협상을 빨리 끝내라는 것이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문제는 노동문제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는 것이다. 주5일 근무제나 비정규직 문제를 정치적 이슈이고 이를 내건 투쟁은 정치적 투쟁이니 안 된다는 한나라당의 인식 수준이야말로 한나라당이 얼마나 노동문제에 대해 무지한지를 잘 드러낸 대목이다. 주5일·비정규 문제를 법 제도개선 차원에서 다루는 차원과 임단협 교섭 사안으로 다루는 차원의 차이도 모르는가. 아마도 주5일·비정규직 문제는 임단협 교섭에서 거론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미 현대자동차는 96년에 단체협약으로 협약 노동시간을 주42시간으로 단축해 격주휴무를 8년째 해오고 있는 데도 정치적 투쟁인가? 비정규직 문제는 지난 해 임금교섭 때도 노사안건으로 다뤄 원만한 합의를 이룬 바 있고 다른 수많은 사업장에서도 이제 임단협의 핵심이슈가 되고 있는 것을 모르는가? 기본 개념도 모르면서 재벌들이 하는 말은 그대로 받아 적고 재벌언론 논조 그대로 베껴 내서야 어떻게 제1당이라 할 수 있겠는가.
3. 한나라당은 8월 국회에서 향후 1년 동안 '파업금지 권고 결의안'을 채택한다는 군사독재 때도 없던 전체주의 발상을 서슴없이 내놓기도 했다. 재벌한테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정치자금을 받았기에 이렇게 재벌 앞에서 설설 기는가. 한나라당은 파업금지 권고 결의안을 채택할 일이 아니고 '재벌 정치자금 수수 내역 공개 결의문'부터 채택해야 하는 것 아닌가.
민주노총은 한나라당이 최근 보이는 친재벌 행태를 심각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만 보면 주5일 정부안은 재벌과 재계는 찬성이고 노동계는 한사코 반대한다. 그런데 재벌만 찬성하는 정부안을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재벌만 대변하는 것이다. 법제화가 늦으면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등 이런저런 논리를 앞세우고 있으나, 지난 4년 동안 주5일 시기상조론만 되풀이하던 한나라 태도에 견줘보면 그 진실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최소한의 신의와 균형을 되찾기 바란다. 그렇지 않고 재벌만 대변하는 정치를 계속한다면 민주노총은 한나라당이 어떤 재벌에게 얼마의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대선자금 공개 투쟁과 함께 내년 총선에서 강력히 심판하는 광범위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끝>
한나라 '재벌대변당' 작정했나
- 주5일 '8.15까지 재협상' 발언 번복 '8월12일 본회의 강행처리'
- '파업금지결의안' 치우고 '재벌 정치자금 공개 결의문' 채택해야
1. 한나라당은 발가벗고 재벌을 대변하기로 작정했나.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보이는 갈 지자 행보를 보면 이런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지난 3년여 동안 재벌과 사용주들은 일관되게 '주5일 근무제 도입은 시기상조이다'였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노사합의 없는 주5일근무제 도입은 시기상조이다'는 당론으로 주5일 근무제 도입을 미뤄왔고 김대중 정부가 제출해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 처리를 반대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 금속 100개 사업장 노사가 임금삭감 없는 주5일 근무제 도입에 전격합의하자 갑자기 재벌연합단체인 전경련과 재계가 '국회에 계류중인 정부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즉각 '국회 계류중인 주5일 법안을 7월 안에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노동계가 강력히 저항하자 7월 강행처리를 미루고 이번에는 8월15일까지 마지막으로 노사정 협상을 해보고 그래도 합의가 안되면 처리하겠다고 물러섰다. 그런데 어제 7월 28일 손길승 전경련 회장 등 재계 대표들이 국회의장과 여야를 만나 주5일 정부안 강행처리를 강력히 요구하자 다시 말을 바꿔 8월12일 또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재벌이 리모콘을 누르면 켜지고 꺼지는 재벌집 텔레비전인가? 상임위 일정까지 감안해 8월12일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려면 이미 노사정 재협상 시간을 없다는 얘기인데 도대체 뭐 하자는 건가.
2. 한나라당은 29일 박순자 부대변인 명의로 '현대차 노사는 나라경제 위해 협상을 빨리 끝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회사측이 파격적인 임금인상안을 내놨지만 이를 거부한 채 주5일 근무제니 비정규직 문제니 하는 정치적 이슈를 내걸어 정치적 투쟁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즉각 정치적 투쟁을 중단하고 회사측과 협조해 협상을 한시바삐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라경제 위해 협상을 빨리 끝내라는 것이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문제는 노동문제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는 것이다. 주5일 근무제나 비정규직 문제를 정치적 이슈이고 이를 내건 투쟁은 정치적 투쟁이니 안 된다는 한나라당의 인식 수준이야말로 한나라당이 얼마나 노동문제에 대해 무지한지를 잘 드러낸 대목이다. 주5일·비정규 문제를 법 제도개선 차원에서 다루는 차원과 임단협 교섭 사안으로 다루는 차원의 차이도 모르는가. 아마도 주5일·비정규직 문제는 임단협 교섭에서 거론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미 현대자동차는 96년에 단체협약으로 협약 노동시간을 주42시간으로 단축해 격주휴무를 8년째 해오고 있는 데도 정치적 투쟁인가? 비정규직 문제는 지난 해 임금교섭 때도 노사안건으로 다뤄 원만한 합의를 이룬 바 있고 다른 수많은 사업장에서도 이제 임단협의 핵심이슈가 되고 있는 것을 모르는가? 기본 개념도 모르면서 재벌들이 하는 말은 그대로 받아 적고 재벌언론 논조 그대로 베껴 내서야 어떻게 제1당이라 할 수 있겠는가.
3. 한나라당은 8월 국회에서 향후 1년 동안 '파업금지 권고 결의안'을 채택한다는 군사독재 때도 없던 전체주의 발상을 서슴없이 내놓기도 했다. 재벌한테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정치자금을 받았기에 이렇게 재벌 앞에서 설설 기는가. 한나라당은 파업금지 권고 결의안을 채택할 일이 아니고 '재벌 정치자금 수수 내역 공개 결의문'부터 채택해야 하는 것 아닌가.
민주노총은 한나라당이 최근 보이는 친재벌 행태를 심각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만 보면 주5일 정부안은 재벌과 재계는 찬성이고 노동계는 한사코 반대한다. 그런데 재벌만 찬성하는 정부안을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재벌만 대변하는 것이다. 법제화가 늦으면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등 이런저런 논리를 앞세우고 있으나, 지난 4년 동안 주5일 시기상조론만 되풀이하던 한나라 태도에 견줘보면 그 진실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최소한의 신의와 균형을 되찾기 바란다. 그렇지 않고 재벌만 대변하는 정치를 계속한다면 민주노총은 한나라당이 어떤 재벌에게 얼마의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대선자금 공개 투쟁과 함께 내년 총선에서 강력히 심판하는 광범위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