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2003. 11. 24 성명서 1 >
경찰 민주노총에 '프락치' 심었나
- 화염병 시위 엉터리 사전 제보 '중요 협조자' 진상 밝혀라
1. 경찰이 지난 9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민주노총 중집회의에 참석한 '중요 협조자'로부터 사전에 입수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은 화염병 운반 혐의로 김모(34, 부산 해운대구)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에서 "화염병 사용 여부는 단병호 위원장 주도로 조직담당자 회의에서 결정키로 했다는 사실을 '중요 협조자' 제보로 파악했다"고 명시했으며, 금속산업연맹 조직담당자 회의에서 역시 '중요 협조자' 제보로 노동자 대회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구속영장에서 밝혔다 한다.
2. 우선 묻겠다. 경찰은 민주노총에 '중요 협조자'라 불리는 '프락치'를 심은 것인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80년대 독재정권 시대에 학원가와 노동계에 프락치를 심어 정보를 빼내고 사건을 조작해온 낡은 시대의 수법을 21세기에 민주노총을 상대로 벌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민주노총에 대한 프락치 공작 실체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누구 주도로 어떤 규모로 어떻게 공작을 진행했으며, 중요 협조자가 누구인지 공개하라. 경찰 주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최소한 '중요 협조자'가 누구인지라도 밝혀라. 그렇지 않다면 경찰 주장은 뿌리부터 흔들리고 말 것이다.
3. 경찰이 프락치 공작의 결과 몰고 가려는 수사 방향은 단병호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가 화염병 시위를 사전에 조직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했다는 결론에 짜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허위사실로 조합돼 있다. 다시 밝히지만 민주노총은 화염병 시위를 조직적으로 준비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으며, 당일 중앙집행위원회나 금속연맹 조직담당자회의에서는 화염병의 '화'자도 나온 적이 없다. 조직쟁의담당자 회의를 단병호 위원장이 주도한다는 것도 지나가는 새가 웃을 일이다. 경찰이 심은 프락치가 제대로 된 프락치라면 이 사실은 사실대로 보고가 됐을 것 아닌가. 무리하게 없는 사실을 지어내 민주노총을 탄압하려는 유치한 조작수사를 중단하라.
4. 민주노총은 여러차례 밝힌 대로 화염병 시위 자체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왜 노동자 시위에 화염병까지 등장하는 격렬한 저항이 이어지는지 그 본질을 정부가 제대로 봐야 한다. 부안 군민들이 왜 화염병을 던지고 가스통을 불태우고 쇠스랑과 갈고리로 저항하는지, 농민들이 왜 경찰버스를 불태우는 극단의 저항에 나서는지 정부는 그 분노를 헤아려야 한다. 정권이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경찰에 맡겨 진압하라 한다면 더 큰 사태를 부르고 말 것이다. <끝>
※ 참조 - 연합뉴스 관련기사
< 경찰,노동자대회 화염병 사전 인지 논란 >
경찰 '협조자 제보'에 노동계 `진상규명'요구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경찰이 지난 9일 열린 민주노총 주최의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민주노총 회의에 참석한 '협조자'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경찰과 법원에 따르면 경찰은 화염병 운반 혐의로 김모(34.부산 해운대구)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에서 "화염병 사용 여부는 단병호 위원장 주도로 조직담당자 회의에서 결정키로 했다는 사실을 '중요 협조자' 제보로 파악했다"고 명시했다.
경찰은 또 금속산업연맹 조직담당자 회의에서 역시 `중요 협조자' 제보로 노동자 대회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구속영장에서 밝혔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 회의는 노동자대회가 열리기 전날인 8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40분까지, 금속산업연맹 조직담당자 회의는 8일 오후 11시부터 각각 중앙대 학생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중집회의에는 단 위원장을 비롯해 44명이 참석했고, 금속산업연맹 조직담당자회의에는 조명래 금속연맹 조직.쟁의실장 등 10개 지역본부 조직부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요 협조자'가 민주노총 내부 관계자나 경찰이 아닌 제3의 관계자라 하더라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경찰이 영장에서 밝힌 주장이 사실이라면 `화염병 제조.사용 과정에서 조직적 논의가 없었다'는 민주노총의 해명이 거짓말인 셈이 되지만, 경찰이 노동계 내부에 이른바 `프락치'로 불리는 정보원을 심어놓은 것으로 밝혀질 경우 파문이 예상된다.
반면 영장이 적힌 관련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경찰이 화염병 시위 관련자를 수사해 영장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를 무리하게 끌어들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17일 `시청 앞 폭력시위에 대한 광범위한 배후조사 결과 금속연맹이 폭력시위를 기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집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중집위 차원에서 화염병 사용 등 협소한 안건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경찰이 주장하는 협조자가 누구인지 즉각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화염병 사용 유도에 대한 소명부족으로 기각됐다. gcmoon@yna.co.kr
(끝)
경찰 민주노총에 '프락치' 심었나
- 화염병 시위 엉터리 사전 제보 '중요 협조자' 진상 밝혀라
1. 경찰이 지난 9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민주노총 중집회의에 참석한 '중요 협조자'로부터 사전에 입수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은 화염병 운반 혐의로 김모(34, 부산 해운대구)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에서 "화염병 사용 여부는 단병호 위원장 주도로 조직담당자 회의에서 결정키로 했다는 사실을 '중요 협조자' 제보로 파악했다"고 명시했으며, 금속산업연맹 조직담당자 회의에서 역시 '중요 협조자' 제보로 노동자 대회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구속영장에서 밝혔다 한다.
2. 우선 묻겠다. 경찰은 민주노총에 '중요 협조자'라 불리는 '프락치'를 심은 것인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80년대 독재정권 시대에 학원가와 노동계에 프락치를 심어 정보를 빼내고 사건을 조작해온 낡은 시대의 수법을 21세기에 민주노총을 상대로 벌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민주노총에 대한 프락치 공작 실체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누구 주도로 어떤 규모로 어떻게 공작을 진행했으며, 중요 협조자가 누구인지 공개하라. 경찰 주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최소한 '중요 협조자'가 누구인지라도 밝혀라. 그렇지 않다면 경찰 주장은 뿌리부터 흔들리고 말 것이다.
3. 경찰이 프락치 공작의 결과 몰고 가려는 수사 방향은 단병호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가 화염병 시위를 사전에 조직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했다는 결론에 짜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허위사실로 조합돼 있다. 다시 밝히지만 민주노총은 화염병 시위를 조직적으로 준비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으며, 당일 중앙집행위원회나 금속연맹 조직담당자회의에서는 화염병의 '화'자도 나온 적이 없다. 조직쟁의담당자 회의를 단병호 위원장이 주도한다는 것도 지나가는 새가 웃을 일이다. 경찰이 심은 프락치가 제대로 된 프락치라면 이 사실은 사실대로 보고가 됐을 것 아닌가. 무리하게 없는 사실을 지어내 민주노총을 탄압하려는 유치한 조작수사를 중단하라.
4. 민주노총은 여러차례 밝힌 대로 화염병 시위 자체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왜 노동자 시위에 화염병까지 등장하는 격렬한 저항이 이어지는지 그 본질을 정부가 제대로 봐야 한다. 부안 군민들이 왜 화염병을 던지고 가스통을 불태우고 쇠스랑과 갈고리로 저항하는지, 농민들이 왜 경찰버스를 불태우는 극단의 저항에 나서는지 정부는 그 분노를 헤아려야 한다. 정권이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경찰에 맡겨 진압하라 한다면 더 큰 사태를 부르고 말 것이다. <끝>
※ 참조 - 연합뉴스 관련기사
< 경찰,노동자대회 화염병 사전 인지 논란 >
경찰 '협조자 제보'에 노동계 `진상규명'요구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경찰이 지난 9일 열린 민주노총 주최의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민주노총 회의에 참석한 '협조자'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경찰과 법원에 따르면 경찰은 화염병 운반 혐의로 김모(34.부산 해운대구)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에서 "화염병 사용 여부는 단병호 위원장 주도로 조직담당자 회의에서 결정키로 했다는 사실을 '중요 협조자' 제보로 파악했다"고 명시했다.
경찰은 또 금속산업연맹 조직담당자 회의에서 역시 `중요 협조자' 제보로 노동자 대회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구속영장에서 밝혔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 회의는 노동자대회가 열리기 전날인 8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40분까지, 금속산업연맹 조직담당자 회의는 8일 오후 11시부터 각각 중앙대 학생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중집회의에는 단 위원장을 비롯해 44명이 참석했고, 금속산업연맹 조직담당자회의에는 조명래 금속연맹 조직.쟁의실장 등 10개 지역본부 조직부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요 협조자'가 민주노총 내부 관계자나 경찰이 아닌 제3의 관계자라 하더라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경찰이 영장에서 밝힌 주장이 사실이라면 `화염병 제조.사용 과정에서 조직적 논의가 없었다'는 민주노총의 해명이 거짓말인 셈이 되지만, 경찰이 노동계 내부에 이른바 `프락치'로 불리는 정보원을 심어놓은 것으로 밝혀질 경우 파문이 예상된다.
반면 영장이 적힌 관련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경찰이 화염병 시위 관련자를 수사해 영장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를 무리하게 끌어들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17일 `시청 앞 폭력시위에 대한 광범위한 배후조사 결과 금속연맹이 폭력시위를 기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집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중집위 차원에서 화염병 사용 등 협소한 안건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경찰이 주장하는 협조자가 누구인지 즉각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화염병 사용 유도에 대한 소명부족으로 기각됐다. gcmoon@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