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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보도]단병호 위원장 2004년 신년사

작성일 2003.12.31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8009
< 민주노총 2003. 12. 31 보도자료 1 >

□ 단병호 위원장 2004년 새해 신년사

미완의 과거를 딛고
진정한 노동의 역사를 열어갑시다

다사다난했던 2003년을 뒤로하고 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지난 한해동안 민주노총의 많은 투쟁과 사업에 적극 참여해주신 70만 조합원들과 아낌없이 성원해주신 민중형제들께 감사 드립니다. 올 한해도 늘 건강과 평화가 함께 하시고 소원하는 모든 일 순조롭게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해는 즐겁고 보람된 일들도 많았지만 그보다 힘들고 고통스런 기억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허구적 개혁성에 잠시 눈이 멀어 '그래도, 그래도…' 하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고 있는 사이 경제특구법이 시행되었고, 노동시간 단축을 빌미로 근로기준법이 개악되었으며, 수많은 노동자가 구속되는 등 반노동자적 탄압이 자행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소중한 노동자들이 손배가압류 철회,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노동탄압 중단을 절규하며 죽음으로 항거한 비통한 일도 있었습니다. 우리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것은 노동열사들이 열어놓은 투쟁국면을 완전한 반전의 계기로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2004년은 어느 해보다 뼈를 깎는 자성의 심정으로 맞게 됩니다.

존경하는 70만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 4천만 민중형제 여러분!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듯이, 과거를 되돌려 놓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날의 오류와 한계를 깊이 깨닫고,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만 있다면 우리 노동운동을 획기적으로 진전시켜 놓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과거로 돌아가는 반환점일 수도 있고, 미래로 나아가는 출발점일 수도 있습니다. 운동은 인간이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의지와 결단으로 주체적 조건만이 아니라 객관적 조건도 바꾸어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지금은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결단할 때입니다. 답답하고 움츠러든 가슴을 훌훌 털어 버리고 힘차게 2004년을 열어 나갑시다.

새해를 맞으며 저는 다음의 몇 가지를 제안하고 함께 실천해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첫째, 투쟁주체를 새롭게 세우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투쟁요구를 새롭게 설정합시다. 기업별노조의 낡은 틀을 과감히 깨버리고, 산별노조 건설을 통해 조직의 전반적 혁신을 이루어 나갑시다. 비정규직 조직화를 통해 노동운동 전망을 열어나갑시다. 그리고 기업별 임단투의 한계를 벗어나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 사회공공성 강화 등 평등의 가치를 실현키 위한 투쟁을 가장 우선에 두고 조직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둘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민주노총 70만 조합원이 먼저 정치의 주체로 서야하겠습니다. 자본을 바탕으로,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권이 존재하는 한 노동자는 끊임없는 희생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자들이 정치의 주체, 권력의 주인이 되었을 때에만 고통과 희생을 끝낼 수 있습니다. 4·15총선이 이 땅의 노동자들이 정치의 주체로 일어서는 계급적 단결의 출발이 되도록 합시다.
셋째, 우리는 반세기가 넘게 민족분단이라는 고통을 안고 살아왔으며, 그 때문에 민중은 늘 정치적 희생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분단극복과 민족통일은 우리사회의 민주화와 민중의 삶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외세와 자본의 지배에서 완전한 자주적 통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노동자가 통일의 주체로 과감하게 나서야 하겠습니다.

노동형제 여러분! 민중형제 여러분!
역사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역사는 우리가 만들어 가도록 합시다. 2004년이 힘찬 출발점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2004년 새해 아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단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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