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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정부는 산재환자에 대한 심리·재활치료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

작성일 2004.02.16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2966
<성명서>

정부는 산재환자에 대한 심리·재활치료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
-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다 근골격계 산재환자 자살


1. 지난 2월14일 오전 6시경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치료를 받던 산재환자(유석상, 만48세, 현대중공업 의장2부)가 수술 후 통증을 견디지 못해 입원 중인 병원 계단에 목을 메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민주노총은 고인의 죽음에 참담한 심정과 함께 산재환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현행 산재보험제도에 대해 분노를 감출 수 없다.

2. 고인은 지난 97년 작업중 허리를 다쳐 산재치료를 받았던 것이 최근 다시 악화되어 03년 12월 산재재요양 신청을 해서 두 차례에 걸친 허리수술을 받았다. 유서에는 수술 후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면서 직업병의 고통이 스스로가 감당하지 못할 극한적인 상황이었음을 분명히 전해주고 있다. 결국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야만 직업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산재환자의 비참한 상황이 또 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3. 민주노총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산재환자 자살 방지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해 왔다. 99년부터 늘기 시작해 매년 10여명 이상의 산재환자가 자살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산재환자가 겪고 있는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현행 요양관리제도에 있다. 산재환자 대부분이 산재로 인한 육체적 고통은 물론이고 심리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호소하고 있으나 현행 제도에는 이들을 치료하고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이 전무하다.

4. 특히 만성질환인 근골격계 직업병의 경우 환자 대부분이 계속되는 통증과 완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질병 재발의 두려움 따위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심리·재활치료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산재환자의 절박한 상태에는 눈감고 있으면서 사업주와 경총의 반인권적이고 부도덕한 요구를 수용하기에 급급할 뿐이다. 사업주들은 근골격계 직업병 호소 노동자에 대해 소위 '꾀병' 운운하며 산재승인을 더욱 협소하게 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자본가 집단 경총은 치료중인 산재환자를 '나이롱환자'로 매도하여 산재보험재정을 축내는 도덕적 문제 대상으로 낙인찍는 등 파렴치하고 후안무치한 행동을 일삼아 하고 있다. 이처럼 자본가의 왜곡되고 악의적 시각과 정부의 잘못된 제도운영이 산재환자를 사회적으로 고립, 방치시켜 자살이라는 비극적 결과를 가져오게 한 것이다.

5. 우리는 참담한 심정을 억누르며 다시 한 번 정부에 요구한다. 산재환자를 고립시키고 질병치료로부터 방치해 자살에 이르게 하는 산재보험요양관리를 산재환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심리·재활치료가 가능하도록 보험 수가와 같은 제도를 정비하고 심리·재활·상담 전문인력을 시급히 확대해야 한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고통을 겪고 있는 근골격계 직업병에 대한 산재인정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여 조기치료가 가능하게 해야 할 것이다. 자본가 집단이 요구하는 표준요양기간산정과 취업 중 치료, 사업주 이의제기권 따위의 제도개악 시도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 진정한 노동자 중심의 산재보험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환자가 주치의의 의학적 소견에 따라 즉각적으로 산재요양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산재보험을 선보장후평가 방식으로 시급히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6. 민주노총은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될 때가지 완강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산재노동자를 자살로 내모는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제도를 노동자 중심의 온전한 제도로 개혁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아울러 돈벌이의 희생양으로 노동자 건강을 파괴하고, 산재환자에 대해선 노골적 적대감을 갖는 파렴치한 자본가집단에 대해서도 분명히 경고한다. 1년에 8만 명의 노동자를 죽고 병들고 다치게 하는 폭력적인 노동조건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자본가집단을 향한 노동자의 강력하고 전면적인 투쟁에 직면할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7. 한편, 고인이 일해왔던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특별안전점검과 조속한 근로감독을 강력히 촉구한다. 작년 한 해 8건의 사망재해가 발생했고, 올 해 만도 무려 4명의 노동자가 추락, 낙하 따위로 사망했고 지금도 약 3백 명에 가까운 근골격계 직업병자가 병원치료를 받고 있는 등 매년 사망사고와 직업병 발생이 끊이지 않는 죽음의 공장을 그대고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현재중공업이 세계 최대의 선박회사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법을 무시한 사업주의 안전불감증과 이로 희생당한 수 백 명 노동자 목숨이 그리고 견딜 수 없는 노동강도에 신음하고 있는 수 백 명의 근골격계 직업병가 존재하는 것이다. 정부는 책임자에 대한 구속으로 자기의 역할을 다했다고 할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현장 전체에 대한 안전점검과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그것이 고인과 같은 산재환자를 다시는 발생시키지 않는 최소한의 조치인 것이다.

끝으로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2004. 2. 1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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