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공동성명서]

정부는 법 개편에 앞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부터 확보하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정부가 내년부터 국민연금 등 57개 연기금을 정부예산차원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히면서 법으로 개편키로 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는다.

각종 연기금은 국민들의 노후보장을 위한 연금과 특정사업을 목적으로 조성된 기금으로서 각각의 고유성격에 따라 관리되고 운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정부 예산으로 간주하여 일괄 처리하겠다는 것은 각 연기금의 특성을 무시한 채 정부재정운용의 방편으로 이용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특히 국민연금기금은 정부보조 없이 순수하게 가입자들의 보험료에 의해 조성된 노후예탁금으로서 가입자의 신탁재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국민연금기금은 가입자의 책임 하에 안정적으로 운용되어야 함에 불구하고, 이를 정부가 예산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것은 노동자와 국민의 노후생활을 위협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며 사회보험의 사회연대성 마저 훼손할 개연성이 높다.

또한 연기금이 국민부담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채무관리와 연동시키겠다는 발상은 정부 예산관리의 부실을 국민들의 유일한 노후보장금으로 때우겠다는 것이므로 순진한 연기금의 기여자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작태라 아니할 수 없다.

국민연금에 대한 개정논란이 전국민적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사회적 갈등양상으로까지 비화되는 작금의 현실에서 또 다시 국민연금기금을 정부재정운영의 방편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국민들은 물론 모든 사회시민단체들과의 아무런 협의 없이 비공개된 공간에서 입법화를 추진한 정부처사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2004. 6. 15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