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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이제 정말 막가자는 것인가?

작성일 2005.11.16 작성자 교육선전 조회수 3424
[성명] 이제 정말 막가자는 것인가?

논바닥처럼 갈라지고 깊이 패인 주름살의, 농사밖에 모르던 순박한 농민들에게 소주병과 돌멩이, 나무막대기를 들게 한 것은 정녕 누구란 말인가!

쌀값 하락으로 절박한 생계를 위해 자식과도 같은 벼를 쌓아놓은 채, '아스팔트 농사'라도 짓겠다며 서울 도심으로 나선 농민들을 향해 살수차를 동원하며 심지어 중상을 입고 이송하던 농민들까지 무차별 폭행을 가하고,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농민들을 군홧발로 짓밟으며 "죽여"라며 소리치는 자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농심은 천심'이라 했거늘, 정녕 정부와 경찰은 천심을 짓이겨 버린 셈이다. 아예 집회 장소였던 여의도 주변을 포위해 흩어져 있는 무기력한 농민들까지 무차별 연행을 했으며, 타고 온 버스로 귀향하던 농민들까지 병력으로 둘러 세워 강제연행을 시도했다.

시위대 한 명이 경찰에게 계속 구타를 당하자, 말리러 갔던 사람에게까지 경찰은 방패를 휘두르고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도 계속 진압봉으로 구타했다. 주변에 있던 기자들이 "소속과 이름 그리고 연행이유도 밝히지 않고 무조건 잡아가는 게 어디 있느냐"며 "연행사유를 말하라"고 진압병력에게 계속 항의하자, 연행해 가려던 1명을 풀어주고 여의도 공원 안으로 사라지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경찰에 연행된 사람들은 55명, 병원에 입원중인 농민은 110명(15일 02시 현재까지 병원에 있는 사람들만 파악), 아직 파악되지 않은 부상 농민들과 현장 응급조치 후 귀향한 농민들까지 포함하면 500여명이 넘고 있다. 이미 경산에서 온 농민 김정호(43세)씨는 병원진단 결과 실명으로 판정되었고 뇌출혈, 갈비뼈 파손, 내장기관 파손, 골절, 안면에 100바늘을 꿰매는 등 대부분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의 살인적 만행이 아니고서는 이럴 수가 없다.

또 어제(14일) 성주에서는 여성농민 오추옥씨가 "쌀개방 반대"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결을 시도했으며, 현재 병원에 치료중이나 병원 측에서는 앞으로 3∼4일을 넘기기 힘든 상황이라는 소견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이 어찌 통탄하지 않을 현실이란 말인가!

농민들이 하나같이 '쌀개방 반대'를 외치며 흘리는 피들은 어쩌면 생명 같은 나락이요, 자식 같은 벼들이다. 정부와 보수언론이 노동운동을 매도하며 "초심으로 돌아가라"느니, "밑으로 내려가라"느니 하면서, 정작 이 땅의 농민들에게는 어떻게 날카롭게 세운 방패로 틀어막으려 하는가!

노무현 정부는 들어라! 노동자들이 그랬듯이, 이 땅의 농민들도 '들불처럼' 일어나는 민중이기에 어떠한 탄압과 제지로도 농민들의 투쟁을 막을 순 없다.
폭력을 자행한 경찰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 그리고 지금이라도 속히 농민의 의견을 수렴한 대책을 세워라.
정부가 반민중적 행보를  계속한다면 오는 16일, 18일, 23일 아니 그 이후라도 어제의 투쟁보다 몇 십 배 더 강고한 투쟁으로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

2005. 11. 1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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