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IL_0332.jpg'김재철 사장 시간 끌지말고 물러나라' MBC 청문회 및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2일 오후 서울 국회 앞 국민은행에서 MBC노조 이근행 본부장이 쪼인트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명익기자 

이명박 정권의 MBC 방송장악 음모가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 입을 통해 확인됐다.

김우룡 전 이사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8일 김재철 MBC사장의 인사를 두고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 인사가 아니”라면서 “큰집도 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MBC 인사에 권력기관, 더 구체적으로는 청와대가 개입했음을 폭로한 것이다.

또 김우룡 이사장은 김재철 사장 역할에 대해 “1년짜리 청소부”라고 밝히고 이번 인사로 “MBC 좌파 80%를 척결했다”며 “(김재철 사장이) 청소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발언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어쨌든 설화를 일으켰으니”라며 서둘러 사퇴했다.

MBC본부를 비롯한 언론노동자들은 이번 사태가 김우룡 전 이사장이 물러나는 것으로 무마될 문제가 아니라며 김재철 사장 사퇴와 MBC 방송장악음모에 대한 국정조사․국회 청문회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는 23일 오후 2시 국회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MBC 방송장악에 대한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 참가자들은 “정권의 하수인 방문진과 낙하산사장을 거부한다!”, “공영방송 장악음모 즉각 중단하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MBC장악을 획책하는 이명박 정권과 그 하수인들을 강력히 규탄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공영방송 MBC는 국영방송도 관영방송도 아니며 정권으로부터 독립된 국민의 방송”이라고 말하고 “이사장과 사장을 낙하산인사로 내려보내 방송을 장악하려 했음이 드러났고 이는 국민에 대한 권력의 쿠데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는 당연히 국민의 대표로서 이 문제를 국정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말하는 법치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야당은 한나라당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용기있게 국민의 힘을 모아 관철하는 결기를 세워야 할 것”이라면서 “민주주의를 회복하려면 방송을 제대로 세워야 하고 그것이 국회 의무”라고 성토했다.

2MIL_0364.jpg'정권의 하수인 필요없다' MBC 청문회 및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2일 오후 서울 국회 앞 국민은행에서 MBC조합원들과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명익기자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김재철 사장은 자신이 결백하다면서 뻔뻔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일본 사무라이라면 할복했을 것이며, 우리 전통사회에서도 열댓살 처녀가 아이를 가졌다는 소문이 근거없이 나돌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서까래에 목을 맸다”면서 김재철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 본부장은 “언론사 사장이라면 스스로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일갈하고 “세 치 혀로 시간만 끌 것이 아니라 당장 물러나라”고 역설했다.

정영홍 언론노조 EBS지부장도 연대사를 통해 “‘쪼인트’ 발언 관련해 김우룡 이사장은 ‘약을 먹고 취해서 모르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수 개월 간 MBC에서 일어난 일들은 정권이 약 먹고 취한 사람들을 보내서 행한 일들이었느냐”고 반문했다.

염보흠 MBC본부 홍보국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문제의 핵심은 김우룡씨가 내뱉은 더러운 말 따위가 아니라 정치권력이 방문진을 통해 MBC를 장악하려 했다는 사실관계”라면서 “그의 사퇴는 권력다툼의 봉합점이 아니라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에 대한 진상규명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력의 방송장악 실체가 드러난 만큼 짓밟힌 국민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은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사죄이며, 그 역할을 할 곳은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대한민국 국회”라면서 국정감사를 촉구했다.

염 홍보국장은 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MB정권의 MBC장악음모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할 것을 국회에 요구한다”고 전하고 “특히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야당이 요구한 청문회와 국정조사에 응해 그 권한만큼의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본부 염보흠 홍보국장은 “국회는 소위 ‘큰집’은 어디며 MBC사장의 ‘쪼인트’를 깐 핵심관계자는 누구인지, 공영방송 사장을 몰아내고 소위 ‘청소부’ 사장을 임명한 과정은 어떠했는지, 부당한 계열사 사장 인선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 MBC 장악에 대한 일련의 국민적 의혹을 반드시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MBC장악 진상규명 국정조사 실시하라!”, “정권의 청소부 김재철은 사퇴하라!”, “공영방송 장악음모 즉각 중단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MBC를 장악하기 위해 진행된 독재정권의 음모를 규탄하고 그 진상을 명백히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