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콘크리트 펌프카 기사가 건설현장에서 안전담당자 없이 작업하던 중 사고로 사망했다.
지난 3월27일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대우건설 더존 디지털 현장에서 콘크리트 펌프카 기사 손재은 건설노조 조합원(37세)이 작업 중 장비를 이동하기 위해 아웃트리거를 정리하다 아웃트리거에 의해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콘크리트 펌프카 운전기사는 30대 젊은 나이로 부인과 7살 된 아들을 가진 가장이다.
콘크리트 펌프카로 콘크리크 타설을 할 때는 타설과정이 완료될 때까지 안전담당자를 배치하게 돼 있다. 위험한 작업이므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책이다. 그러나 이같은 현장 의무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고 발생 현장에서는 작업을 마무리한 후 안전담당자가 철수한 상태였다.
우리나라 건설현장에서 매년 700여 명의 건설노동자가 사망하는 전근대적 안전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건설회사가 인건비를 삭감해 이윤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안전담당자를 최소한만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의 이윤만을 생각하는 건설자본에 의해 건설노동자들이 하루에도 2명 이상 죽어나가는 형국이다. 건설노조는 “이번 사고만 해도 안전담당자의 실수가 아니라 건설회사측의 인건비 삭감과 축소에 따른 경영합리화가 펌프카 사망의 1차적 원인”이라고 규탄했다.
건설노조는 콘크리트 펌프카는 매우 중요한 기능과 경험과 숙련이 필요한 작업인데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콘크리트 펌프카를 조종하는 조종사에 대한 국가 자격증이 없다고 지적하며 국가자격증 도입을 촉구해 왔다.
현재 건설기계관리법상 콘크리트 펌프카는 1종 대형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누구나 조종할 수 있게 돼 있다.
건설기계 총 27개 기종 중 펌프카를 제외한 나머지 기종들은 모두 특수자격증 제도가 도입됐지만 펌프카만 제외돼 있다. 펌프카는 그 기술적 면이 매우 중요한 중장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무자격증 운행이 관행으로 굳어져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펌프카를 운전하는 건설노동자들은 굉장히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현장 작업자가 나오기도 전에 새벽 5시30분 경 건설현장에 미리 나와서 작업세팅을 다 해놔야 하는 형편이다. 건설기계 특성상 기상조건의 영향도 많이 받아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현장의 안전관리자 못지않게 펌프카 조종사 국가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만, 주무부서인 노동부는 자격증제도를 만들려면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인원이 많아야 수지타산이 맞는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며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
여의도 GS건설현장에서 2명의 건설노동자를 죽게 만든 펌프카 사고에서도 보듯이 펌프카 조종원 자격증 도입이 매우 절실하다는 것이 건설노조의 주장이다.
건설노조는 “우리는 안전담당자에 대한 확충, 특히 전문신호수 등의 배치와 콘크리크 펌프카 조종원 자격증 도입을 강력히 주장한다”고 말하고 “한창 일해야 할 나이에 운명을 달리하신 손재은 조합원의 명복을 빌고 조종원 자격증 제도가 하루빨리 도입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